경남대 출신, 현재 부모님과 함께 과수원을 짓는 이영도의 역사적인 판타지 소설.
4가지 종족의 구체성과 개성.
각종 전설과 민담, 소문과 진짜 마법, 주술들.
상징과 살아움직이는 캐릭터.
돌킨 기반에서 변형을 주는 것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그 옛날에 만들어졌다니 놀랍다.
비형과 타나한이 너무 귀엽고 재밌다. 살아있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소설에 나오는 비틀기 중에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나가 종족의 남녀역할구분이다. 이것은 마치 미러링같은 효과를 갖는다. 옛날에는 시집가면 남의 집 새끼라고 했지 않은가? 나가 남자의 떠도는 삶이 그 비유가 아닐까 싶다.
또 특이한 점은, 지극히 폭력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방해하는 것들을 썰어버리기에는 비형이 피를 싫어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을까? 그것을 차치하고서라도 이들은 대체로 평화주의자다.
인간들이 등불이나 촛불로써 낮의 일부를 밤 속으로 끌어들였을 때 그 낮에 의해 추방된 밤의 일부는 자신의 자리를 잃고 방황했다. 어떤 도깨비가 그 방황하던 밤을 낮 속으로 끌어들였다. 밤을 얻음으로써 그는 밤의 다섯 딸인 혼란, 매혹, 감금, 은닉, 꿈 또한 얻을 수 있었다. 도깨비는 그들의 도움으로 거성을 쌓았다. 도깨비다운 품위 있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그것이 재미있을 거라 여겼다.
2020.10.11.
“흑사자와 용이오?” “둘 다 나가에 의해 멸종한 것들이지. 키탈저 사냥어로 읽으면 케이건 드라카가 되네. 그 친구가 사용하는 이름은 거기서 따온 걸세.” 사빈은 서신을 성주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아아. 그럼 그 이름은 본명이 아닌가요?” “응. 하지만 그의 동의 없이 본명을 말해 줄 수는 없네.”
2020.10.11.
<역시 쉬크톨이군. 부러뜨리는 방법은 알고 있지?> <히참마의 잎으로 닦아준 다음 돌에 세게 내려치면 되죠.> <그래. 잘 알고 있구나. 그럼 준비해라.> <예.>
2020.10.13.
케이건은 출발하기 전 그가 하지 말라고 했던 짓을 모조리 저지르는 두 사람을 보면서도 조용한 어조로 다시 주의를 줄 뿐이었다. 그것은 두 사람에게 폭언이나 비난보다 더 끔찍했다.
2020.10.13.
“그 전에 부탁이 있소.” “예? 말씀만 하십시오! 무슨 부탁이죠?” “앞으론 노래 좀 자제해 주시오. 그 자의 노래를 들어야 하니까.” 비형은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두 시간 후, 비형은 물끄러미 바라보는 케이건의 시선에 허둥거려야했다. “아차, 노래 부르지 말랬지요?”
2020.10.13.
케이건은 이 나가들의 땅 어딘가에서 용의 씨가 싹을 틔웠을 거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나무의 수호자인 나가들이 그런 잡초를 내버려뒀을 리가 없다.
2020.10.13.
강물을 내려다보며, 케이건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대사원에서 저 나가에게 가르쳐준 노래가 하필 저것이라니.
2020.10.13.
카루는 다급히 나가와 인간과 도깨비, 심지어 레콘까지도 위협을 잠시 멈추게 할 수 있는 마법의 니름을 꺼냈다. <저 기억 안 나십니까?> 쉬크톨의 불길한 움직임이 멈췄다. 사모는 카루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잠시 후 사모는 약간 자신없는 어투로 닐렀다.
2020.10.14.
마침내 륜은 포기했다. 케이건은 실수로라도 요스비에 대해 거론하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륜은 케이건에게 더 이상 요구하는 것이 도리에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비형이나 티나한이 얼간이 같은 질문을 조심하게 된 것과 같은 이유에서였다. 자신을 위해 열성을 기울이는 사람에게 그가 싫어하는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
2020.10.14.
“내가 잠시 네 폐가 되어주지. 할말이 있으면 해라. 나가.” 케이건은 다시 잘린 목에 입술을 가져갔다. 땅에 놓여 있던 두 개의 머리는 눈을 흡뜬 채 그 기괴한 광경을 바라보았다. 케이건의 입에서 흘러나온 바람이 다시 나가의 목을 통과하며 나가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바뀌었다. 젖은 숲이 풍기는 방향은 비릿한 피내음과 뒤섞여 주위를 맴돌았고 나가의 아름답고 애절한 목소리는 비의 씨실에 짜 넣어진 구슬픈 날실이 되었다. “이렇게 죽을 수 없어.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 며칠만 있으면, 며칠만 있으면 시모그라쥬에 도착하는 거였는데……, 겨우 며칠 후에. 그리고 내 가족들 품에서……, 아기를 낳는 거야. 내 아기를……. 그런데 어떻게!”
2020.10.14.